제목: 폰 부스
개봉: 2003.06.13(한국 개봉일 기준)
감독: 조엘 슈마허
출연: 콜린 파렐, 포레스트 휘태커
공중전화에서 울리는 벨소리
뉴욕의 잘 나가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튜 셰퍼드. 말이 좋아서 미디어 에이전트지, 사실은 거짓 선전지를 생산해 팔아먹고 사는 질 나쁜 인간이다. 이것도 모자라 아내 켈리 셰퍼드를 두고 자신의 고객인 파멜라 맥파든과 불륜까지 저지르고 있다.
어느 날, 스튜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평소처럼 팸과 통화하려는데, 웬 피자 배달부가 피자를 배달해온다.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며 공중전화 박스에 피자를 배달하라고 했다는 배달부의 말. 스튜는 장난으로 여기고 피자 배달부를 뚱뚱하다며 모욕하고 쫓아낸다. 그리고 팸과 통화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뒤에서 벨소리가 들린다. 스튜는 무심코 수화기를 들고, 전화선 저편에서 '전화를 끊으면 네 목숨도 끊긴다'는 낮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장난전화려니 생각하고 끊으려고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스튜의 개인 신상정보를 줄줄이 읊으며, 저격총으로 당신을 겨누고 있다고 말한다. 스튜가 반신반의하자 폰 부스 옆의 장난감을 저격해서 위협한다. 스튜는 장난도 아닌 함정에 빠졌다고 직감한다.
강요되는 진실의 폭로
범인은 켈리와 팸에게 각각 전화를 해 스튜가 그들을 속이고 불륜을 한다고 폭로해 스튜를 압박한다. 한 술 더 떠서 스튜에게 독일의 아동 포르노 업자와 주가가 폭락하기 전 자기 회사 주식을 팔고 내뺀 미국인 사업가에게 이렇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들이 반성하지 않아 총을 쏴 죽였다고 말하며 겁을 준다. 이때 본의 아니게 폰 부스에서 나오지 못하는 스튜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있다며 난리를 피우는 길거리 여자들이 깡패인 남자 친구를 데려오고, 남자 친구는 폰 부스를 부수고 스튜를 끌어내려다가 저격수의 총에 맞고 죽으면서 스튜는 극한의 공포에 사로잡힌다. 전화를 끊지도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 그는 저격수의 심리 게임에 완전히 말려들고 만다. 죽은 남자 친구의 시신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스튜를 살인자로 간주하고 일제히 총을 겨눈다. 스튜는 외로운 사투를 힘겹게 이어가고, 사건의 지휘를 맡은 에드 레이미 형사반장은 대치 상태에서도 계속 수화기를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점을 심상치 않게 여기고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추적한다. 저격수는 폰 부스의 천장을 잘 뒤져보라고 말한다. 스튜가 천장에 손을 뻗어 뒤져보니, 권총이 나온다. 저격수는 이미 죽은 길거리 여자의 남자 친구의 몸을 뚫은 저격 총탄은 깨져서 권총탄과 구별을 못한다며, 이제 꼼짝없이 네가 죽인 게 됐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며 웃는다. 저격수는 스튜에게 진실해지라며 강요하고, 스튜는 결국 불륜을 저질렀다고 만천하에 자백한다. 또 자기가 거짓 연예뉴스로 먹고살았다고 시민들 앞에서 참회한다.
정직하게 살지 않으면 내 전화를 다시 받게 될 거야
스튜는 범인에게 이래도 자신을 살려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지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켈리를 위해서, 그리고 진심으로 자기 잘못을 뉘우쳤기에 고백했다고 말한다. 그 사이 형사반장의 판단과 스튜가 슬쩍 흘리는 정보를 토대로 경찰은 진짜 범인을 추적한다. 스튜는 중간에 떨어진 결혼반지를 찾는다는 핑계로 쪼그려 앉아 핸드폰으로 켈리한테 전화를 건 상태로 범인과 대화를 해서 최대한 자기 상황을 알리고 무사히 전화를 끊고 주머니에 넣는 데 성공한다. 이제 상황이 좀 더 명확해진 경찰은 범인에게 자신들이 너무 많이 아는 걸 최대한 티 안 나게 추적을 계속하고, 마침내 전화가 인근의 호텔방에서 걸려오는 사실을 알아낸 레이미 반장은 스튜에게 암호로 범인의 위치를 찾아냈다고 알린다. 스튜는 용기를 되찾아 범인에게 경찰이 곧 들이닥칠 것이라며 조롱하지만 범인은 그냥 잡힐 순 없다며 스튜의 아내인 켈리를 쏘겠다고 위협한다. 이에 스튜는 부스 밖으로 뛰쳐나와 켈리는 놔두고 날 죽이라고 소리치다가 총에 맞고, 범인은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 자살한다. 하지만 스튜가 맞은 것은 범인이 아닌 경찰이 쏜 고무탄이었다. 반장이 저격수에게 총을 맞기 전에 먼저 쏴서 살려내라고 지시한 것. 스튜는 쓰러진 자신에게 달려온 켈리에게 사과하고 켈리는 용서해준다. 스튜는 자살한 저격수의 시체를 확인한다. 놀랍게도 그는 전화박스로 피자를 배달한 피자 배달부였다. 모든 일이 끝나고, 스튜는 구급차에 누워 자신의 거짓과 허세를 나타내는 시계를 집어던지며 올바르게 살기로 마음먹는다. 경찰이 투여해준 진정제에 그는 의식이 희미해지는데, 그때 어떤 손이 불쑥 나타나서 스튜의 신발을 손수 잡으며 스튜의 눈길을 끈다.
'신발 좋은데. 이탈리아에서 만든 것이네' 의식이 멀어지는 스튜에게 손의 주인인 안경 낀 남성이 속삭인다.
'이봐 스튜. 전화를 그냥 끊어 작별 인사도 못 했잖아. 피자 배달부 친구는 안 됐어. 하지만 자네와 켈리가 다시 잘 되는 장면을 놓칠 순 없지. 고마워하지는 않아도 돼. 아무도 안 그러니까. 난 단지 자네가 새로 찾은 정직한 모습이 오래 가길 바랄 뿐이야. 안 그러면 내 전화를 다시 받게 될 거야...'
진정제 기운에 무기력하게 도와달라고 외치는 스튜를 뒤로 하고 진범은 한 손에 라이플 케이스를 들고 북적이는 경찰들 사이를 여유롭게 걸어가며, 스튜와 통화를 했던 폰 부스의 전화기를 살펴보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넘치는 영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폰 부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저격수가 총을 쏘면 어쩌나, 범인은 누구인가, 저격수가 주인공 스튜의 은밀한 개인 정보는 어떻게 알았나 등의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런 영화는 연기자의 연기력이 제일 중요한데, 콜린 파렐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영화를 끌고가며 그 급박하면서도 긴장되고 죽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 대한 연기가 정말 좋았다. 범인의 범행 목적이 유치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것만 빼면 81분의 짧은 러닝타임에 긴장감 넘치게 잘 만든 영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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