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조조 래빗
개봉: 2020.02.05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스칼렛 요한슨, 토마신 맥켄지
겁쟁이 토끼 소년, 조조
10살 소년 조조 베츨러는 엄마 로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조조는 나치즘을 열렬히 신봉하는 한편 실상은 어린아이 특유의 허세와 순진하고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이기도 하다. 어느 날 조조는 히틀러 유겐트 캠프에 가서 훈련을 받게 되는데, 캠프를 지휘하는 교관 클렌젠도르프 대위와 부교관 람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다. 나이 많은 선배 유겐트들은 조조가 겁이 많은 것을 눈치채고 괴롭히기 위해 토끼 한 마리를 주며 목을 비틀어 죽이라고 강요한다. 여기에 또래 친구들까지 가세하자 조조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가 토끼를 풀어 주고 어서 도망치라고 한다. 그러나 선배가 그 토끼를 잡아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조조는 겁쟁이 토끼라는 놀림을 받으며 도망친다. 용감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홀로 웅크리고 있는 조조에게, 상상의 친구 아돌프 히틀러가 다가온다. 그는 조조에게 "토끼는 가장 나약해 보이지만 그 와중에도 삶을 이어가는, 사실은 가장 강하고 영리한 동물이다"라는 말로 위로를 건네고 용기를 얻은 조조는 도로 교육장으로 돌아간다. 마침 교관은 수류탄 투척을 강의하던 참이었고, 조조는 수업에 난입해 용감하게 수류탄을 낚아채 던진다. 그러나 수류탄은 나무에 맞고 도로 튕겨 나왔고, 조조는 폭발로 얼굴과 다리에 부상을 당한다. 이 때문에 히틀러 유겐트 활동에 지장이 생기자 클렌젠도르프 대위는 조조를 후방 지원 업무로 빼주기로 하고, 조조는 한동안 집에서 회복에 전념하게 된다.
흔들리는 믿음, 커지는 사랑
그러던 어느 날 조조는 죽은 누나가 생전에 쓰던 침실의 벽 속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그 속에는 낯선 소녀 엘사가 있었고 조조는직감적으로 엘사가 유대인임을 눈치채고 신고하려 한다. 하지만 엘사는 "신고하면 너희 엄마가 나를 숨겨줬다고 폭로하겠다"라고 역으로 협박, 조조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게 된다. 이후 조조는 어머니가 유대인을 숨겨줘 나라를 배신했다고 생각하며 어머니와 갈등을 겪기도 하고, 엘사를 내쫓으려고 날붙이를 들고 갔다가 매번 힘으로 제압당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아리아인의 우월성을 믿던 조조의 사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후 조조는 엘사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편지를 보낸 것처럼 가장해서 엘사를 모욕하는 말을 했다가, 엘사가 한참을 울자 또다시 가짜 편지를 써 와서 나름대로 사과를 한다. 그다음부터 조조는 유대인을 구분하는 법을 알아야 하니 유대인에 대해 알려달라는 구실로 엘사를 자주 찾아와 시간을 보내다가 점점 호감을 품게 된다. 그래서 이름만 아는 엘사의 약혼자를 남몰래 질투하기도 하고, 엘사 커플이 좋아한다는 시인의 글을 찾아보기도 하고, 클렌젠도르프 대위의 색연필을 몇 개 훔쳐가 엘사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
조조는 후방 지원을 위해 포스터를 붙이는 일을 하다가 파란 나비를 발견하고 따라간다. 그런데 나비가 도착한 곳에는 충격적이게도 공개 교수형을 당한 로지의 시신이 매달려 있었다. 경악한 조조는 엄마의 시신을 안고 한참을 울다가 풀어진 구두끈을 서툴게 묶어주고, 엄마가 죽은 것이 유대인을 숨겨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귀가하자마자 엘사에게 칼을 휘두른다. 그러나 깊게 찌를 수는 없었고, 이내 조조는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고 엘사도 조용히 눈물을 참는다. 그날 밤 둘은 먼 곳에 폭격이 쏟아지는 광경을 함께 지켜보고, 엘사는 조조의 슬픔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진심으로 공감해 준다. 둘을 다시 화해하고 서로를 의지한다.
자유의 춤을 추다
전황은 점점 독일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급기야 베를린 공방전 때는 기껏해야 10대에 불과한 히틀러 유겐트 대원들마저 총을 들고 싸우는 참상이 벌어진다. 결국 베를린은 연합군에게 함락되고 조조는 독일군 옷을 입은 것 때문에 다른 군인들과 함께 끌려간다. 끌려간 곳에서 조조는 클렌젠도르프 대위를 다시 만나는데, 그는 조조의 어머니가 죽은 일을 애도하며 위로해 준다. 그러더니 갑자기 조조가 입은 군복을 빼앗고는 "꺼져! 유대인 녀석!"하고 소리치며 쫓아낸다. 조조는 유대인으로 여겨져 그 자리에서 나갈 수 있게 되고 조조가 나가자 클렌젠도르프 대위는 총성과 함께 죽게 된다.
엘사가 전황을 묻자, 조조는 엘사가 자유를 찾으면 자신을 떠날 것이 두려워 독일이 이겼다고 거짓말을 한다. 조조가 방으로 돌아오자 상상의 친구 아돌프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나타나 다시 나를 위해 싸우라며 무서운 기세로 압박한다. 하지만 조조는 더 이상 주눅들지 않고 그를 걷어차서 창 밖으로 날려버린다. 이후 조조는 마음을 고쳐먹고 엘사가 탈출하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집 밖으로 나온 엘사는 무너진 거리에 연합군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조조가 거짓말을 한 것을 눈치채 뺨을 때리지만 그걸로 용서한 듯 더는 화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자유를 되찾은 아이들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리뷰 - 웃기고 울리는 전쟁영화
전쟁과 동화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잡은 영화다.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영화 속 밝은 색감과 즐거운 연출이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2시간동안 푹 빠져서 봤다. 그래도 전쟁영화인 만큼 희생자를 쫓거나 폭탄이 폭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10살 어린이의 눈높이를 통해 직접적인 전시 상황은 화면에 비추지 않고 효과음과 간접적인 연출만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서 더 좋았다. 아돌프 히틀러 역으로 나온 타이카 와이티티가 이 영화의 감독이다. 토르 라그나로크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이고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기대가 큰 감독이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사랑의 위대함을 말하는 스칼렛 요한슨은 이 영화의 보너스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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