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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piece

스포트라이트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언론인들의 이야기

by 현탁이 2022. 8. 1.

 

 

 

제목: 스포트라이트

개봉: 2016.02.24

감독: 톰 매카시

출연: 마크 러팔로, 마이클 키튼, 레이첼 맥아담스 

 

 

 

쉽지 않은 조사

2001년 미국의 매사추세츠-보스턴 지역 유력 지방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에 새롭게 부임한 편집장 마티는 부임 첫날부터 기자 회의에서 아동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가톨릭 사제에 관한 주제를 꺼낸다. 게오건이라는 신부가 몇 년 간 지속적으로 교구를 옮겨 다니며 수십 명의 아동을 성추행하였고, 보스턴 교구장인 버나드 로우 추기경은 이를 알고도 덮어준다는 내용의 문건이 존재한다는 변호사 미첼 개러비디언의 주장이 바로 그 내용이었다. 하지만 구독자 중 가톨릭 신자의 비율이 높은 보스턴 지역 특성상 기자들은 가톨릭 교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며 동조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티는 그 봉인된 문건을 열람할 수 있게 청원을 넣겠다며 이를 강행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바로 독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기사라며 로비, 마이클, 사샤, 맷의 4인으로 구성된 탐사보도 팀인 스포트라이트 팀에게 이 문제를 다뤄 줄 것을 요청한다. 팀원들은 보스턴 글로브에서 과거에 다뤘던 해당 사건과 관련 있는 기사들부터 조사하기 시작한다. 과거 자료들을 조사하면서 한두 명씩 연관 있는 인물들과 비슷한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스포트라이트 팀은 해당 사건의 변호사인 개러비디언과, 비슷한 사건의 변호사 에릭 맥클리시를 만나 사건을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한다. 특히 스포트라이트 팀장인 로비는 자신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짐 설리반이 성추행 사건 때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서 합의를 봐준 전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게 찾아가서 그에 대해서 은근슬쩍 사건에 대해 물어본다. 하지만 이미 짐은 보스턴 글로브의 문건 공개 청원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그에 대해 '가톨릭은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해왔다. 가톨릭을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라는 식의 경고를 남긴다. 또한 사건에 꼬리에 고리를 물고 튀어나오는 단서를 조사하려 할수록 동료들에게서 이전에 이미 본지에서 다뤘던 내용이라며 믿을만한 단서가 아니라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편집장인 마티는 관례적으로 추기경과 대면하고, 추기경은 '지역사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여러 공동체가 힘을 모을 때 이루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지만 마티는 '언론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은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거절한다.

 

계속되는 난항

스포트라이트 팀이 계속해서 자료들을 조사하던 중, 피해자 모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도 팀은 모임의 리더인 필 사비아노를 불러 인터뷰를 하지만 그는 '성추행한 신부들이 한두 명이 아니며, 나만 해도 13명을 알고 있고 이미 내가 5년 전에 정보를 제공했는데 당신들이 덮었다'는 쓴소리를 한다. 사건의 규모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스포트라이트 팀은 해당 사건의 피해자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하고 변호사들을 지속적으로 인터뷰하는 등 다방면에서 심층 취재하기 시작한다. 사비아노를 통해 알게 된 전직 사제이자 심리연구가 리차드 사이프와 접촉하게 되는데, 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상당히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며 보스턴 내에만 아동 성추행을 했던 사제가 약 최대 90명까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보도 팀은 이전까지 찾아낸 단서들과 가톨릭 교회의 인명부를 토대로 약 87명에 달하는 사제 리스트를 작성한다. 로비는 에릭 맥클리시를 찾아가 '당신이 합의해준 사제 명단을 내놓지 않으면, 이를 방관한 변호사를 중심으로 기사를 쓰겠다'며 협박하지만, 에릭은 오히려 '내가 이미 비슷한 성추행 사건이 있었을 때 보낸 명단이 있는데 당신이 덮지 않았냐'며 냉정하게 떠나버린다. 하지만 다음 날 맥클리시가 약 20명에 달하는 사제 리스트를 보내오며, 취재는 가속도가 붙는다. 마티는 전체적인 사태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사제를 일일이 쫓기보단 상부에서 조직적으로 덮으려는 가톨릭 교회 전체의 시스템을 쫓으라고 지시한다. 보스턴 글로브에서 신청한 봉인 문서 열람에 관한 청원은 계속 진행 중이나 난항을 겪고 있었다. 보도 팀원인 마이클 레젠데스는 개러비디언과 대화 중 이미 그 봉인된 문건은 공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문건은 법적으로는 공개되어 있지만 가톨릭 교회에서 문건을 은폐하여 볼 수 없었고, 청원이 결정되기 전 문건을 열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개러비디언이 판사의 명에 따라 해당 문서를 다시 제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개러비디언이 해당 문서를 다시 제출하기 직전, 9.11 테러가 터지며 모든 취재가 전면 중단된다. 9.11 테러 취재로 인해 장기 출장을 가게 된 마이클은 개러비디언에게 사정하여 '문건 제출을 미뤄달라'라고 하지만 개러비디언은 약 6주를 기다린 끝에 문건을 제출한다.

 

수면 위로 떠오른 추악한 진실

한 걸음에 보스턴으로 달려온 마이클은, 어렵사리 그 문건을 손에 넣어 달려가 '얼른 기사를 내자'로 요구한다. 하지만 로비는 좀 더 큰 그림을 겨냥하기 위해 잠시 보류시킨다. 취재를 계속 하던 중 로비는 자신이 졸업한 가톨릭계 고등학교에서도 가해자가 있었고, 그것도 자신이 아는 신부라는 사실에 놀라며 그 사건의 피해자를 만나 인터뷰한다. 피해자는 겉보기엔 멀쩡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 심리적으로는 매우 큰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었다. 로비가 고등학교 교장에게 학교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있었음을 알리자, 가톨릭계 중요인사들이 한 걸음에 달려와 '모두가 같은 결론을 내릴 때까지 함구하고 있자'라는 말을 하며 입막음을 하려 한다. 하지만 로비는 그들에게 피해자의 이야기를 해주며 '나도 다른 학생들도 그저 운이 좋아서 당하지 않았을 뿐이다'라며 거절한다. 약 70명에 달하는 신부들의 기사가 완성되어 갈 때쯤 청원이 받아들여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탐사보도 팀은 9.11 테러로 인해 이미 우울감에 빠진 미국 여론을 생각해 크리스마스를 지나 새해에 기사를 내기로 결정한다. 로비는 짐을 찾아가 70명의 신부가 실제 가해자들이라는 확증을 요청하였고, 짐은 거절하는 듯하다가 이내 가해자들 리스트가 진짜라는 증언을 해준다. 기사가 나가기 며칠 전 로비는 가톨릭 교회의 고위 관계자와 만나 '외부 사람이냐 잠깐 여기 와서 들쑤시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보스턴에서 나고 자란 너는 어디로 가겠느냐'는 식으로 에둘러 협박을 듣지만, 로우 추기경의 생각을 기사에 싣고 싶다며 기사를 강행할 의지를 내비친다. 기사를 내기 전날 마지막 준비를 가하던 찰나, 로비가 자신이 취재 내내 관련자들이 주장했던 '보스턴 글로브에서 이 사건을 무시했다는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고백하며 무관심으로 방관했던 자신들 또한 이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시사한다. 관련자들의 은근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첫 기사를 발행하고, 스포트라이트 팀 사무실로 전화가 끊이질 않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진정한 언론이란 무엇인가

영화는 성추행 사건을 밝혀내는 언론이 주인공이지만, 동시에 그들의 과오 또한 분명히 한다. 이런 성찰이 있었기에 영화는 주인공들의 영웅적인 모습보다 영화의 핵심인 가톨릭 아동 성범죄라는 사건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언론이란 무엇일까? 짧지만 너무나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이 어려운 질문에 어쩌면 답이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명작 영화이기에 꼭 한 번은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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