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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piece

터미널 - 고난 속에서 해야 할 일

by 현탁이 2022. 6. 21.

 

 

제목: 터미널

개봉: 2004.08.27(한국 개봉일)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캐서린 제타존스

 

 

공항에 갇히다

가상의 동유럽 공산국가 크라코지아에서 온 빅터 나보스키는 미국에 볼 일이 있어 뉴욕의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비행기로 오는 도중, 고향인 크라코지아에서 우익세력의 쿠데타가 일어나 내전에 돌입하는 바람에 크라코지아 국민들의 모든 여권이 정지되고, 미국 국무부도 나보스키의 비자를 취소시킨다. 당연히 크라코지아로 가는 항공편은 모두 잠정 중단이 되어버리고 나보스키는 순식간에 무국적자로 전락하여 뉴욕에 들어갈 수도 없고, 또 모든 여객 편이 취소되었기에 전쟁터로 변해버린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 그렇게 나보스키는 JFK 공항에 머무르게 된다.

 

공항의 영웅이 된 나보스키

본격적으로 노숙을 시작하게 된 나보스키는 서점의 책자와 TV를 통해서 영어를 독학하며 공항 직원의 사랑의 메신저, 터미널 보수공사 등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공항 직원들의 복덩이가 된다. 특히 몸이 아픈 아버지를 위하여 캐나다에서 약을 구입해 왔다가 필요한 서류를 챙기지 못해 압수와 체포를 당할 위기에 놓은 러시아인을 돕기 위하여 재치를 발휘하는데, 인도인 공항 청소부 굽타 할아버지가 이 사건을 공항 직원들에게 얘기한 것을 계기로 영웅급 대접을 받는다. 

JFK 공항의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책임자인 프랭크 딕슨은 승진을 앞두고 나보스키를 골칫거리로 생각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쫓아낼 궁리만 한다. 딕슨은 나보스키에게 은근히 불법 입국을 종용한다. 공항 밖으로 한 발짝이라도 나가면 체포될 테고, 그러면 공항이 아닌 경찰의 관할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러나 눈치를 챈 나보스키는 법을 지키겠다고 주장하며 딕슨의 속임수에 일절 당하지 않는다. 공항을 배회하는 나보스키를 내쫓으려는 딕슨과 낯선 환경에서도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놀랍게 적응하며, 정당하게 입국하려는 나보스키의 밀고 당기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우연히 하이힐 굽이 부러져 곤란을 겪던 승무원 아멜리아 워렌을 돕게 된 나보스키는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버린다.

 

공항을 나가 뉴욕으로

그렇게 공항 거주 9개월째가 되어 크라코지아의 내전이 끝나 크라코지아행 비행기가 다시 뜰 수 있게 된다. 내전이 끝난 것을 기념하여 술집에서 파티를 하고 있는 나보스키를 본 스튜어디스 아멜리아는 들어와서는 함께 잠시 기쁨을 나누더니, 워싱턴 D.C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아멜리아의 애인을 통해 발급받은 1일짜리 임시 비자를 나보스키에게 건넨다. 나보스키는 아멜리아에게 같이 뉴욕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아멜리아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소설에서 조세핀이 나폴레옹에게 결혼 선물로 무엇을 줬는지 말해줬는데 그것은 운명이란 단어가 새겨진 사진을 넣는 금목걸이였다고 말하고 술집을 나선 뒤, 나보스키가 보는 곳에서 기다리던 아멜리아의 애인과 포옹을 하고는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간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나보스키는 비자를 위해 항상 찾아가던 돌로레스에게 임시 비자를 통해 입국 승인을 받으려 했지만 임시 비자여서 딕슨의 서명이 필요했고, 딕슨은 나보스키에게 크라코지아로 떠나라고 강요하지만 나보스키는 뉴욕에 가야겠다고 버틴다. 하지만 딕슨은 나보스키의 공항 친구들을 해고할 수 있는 사유들(범죄전력 등)을 내세우면서 자꾸 이렇게 나오면 그들을 자를 수밖에 없다고 협박한다. 결국 나보스키는 뉴욕 방문을 체념하고 게이트 앞에서 크라코지아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절친한 친구가 되어준 청소부 굽타 할아버지가 갑자기 공항 밖에 나가 크라코지아행 비행기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그 순간 미국발 상황판에서 크라코지아행 비행기는 지연 상태로 바뀌고, 그것을 보고 용기를 얻은 나보스키는 마음을 고쳐먹고 공항 직원들의 따뜻한 배웅 속에서 공항을 빠져나가 뉴욕으로 간다. 처음에는 딕슨이 경비원들에게 출구를 막고 체포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가장 먼저 딕슨과 함께 나보스키의 사정을 알게 됐던 또 다른 직원이 뉴욕은 춥다며 나보스키에게 자신의 코트를 덮어준 뒤 보내주었고, 이 장면을 카메라로 보고 문 앞까지 왔던 딕슨은 그를 잡을지 묻는 경비원에게 다른 주요국 도시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들이 있는 시간이니 일하러 가자며 나보스키를 보내준다. 

나보스키는 택시를 타고 재즈를 좋아했던 돌아가신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드리기 위해 뉴욕의 호텔로 가 재즈의 거장에게 사인을 받는다. 호텔을 나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택시에 오른 나보스키는 택시기사에게 나지막하게 "집으로 가주세요"라고 말하고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었다는 감삼에 젖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리뷰 - 절망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고, 꿈꿀 수 있다

우리는 최근 몇 년간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삶의 여러 부분에서 절망을 경험하고 단절된 채 살아왔는데 이 영화에서의 나보스키의 모습이 딱 그러했다. 오로지 공항 터미널 안에서만 숙박과 음식, 샤워까지 모두 해결해야 하는 나보스키. 가진 돈도 없어서 공항 카트를 정리하는 일도 하고, 매장 직원이 되기 위해 시도도 하다가 결국 공사 현장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영어도 못 알아듣는 그가 매일 공항 안에서 영어를 익히고, 뉴스를 통해 바깥 세상, 조국의 소식도 이해해 간다. 

느리고, 어눌하고, 힘 없고, 능력도 없지만 정직하고 절망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매일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야 내가 꿈꾸는 삶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으니까. 영화 속 나보스키가 뉴욕에 방문한 목적을 9개월이나 지났지만 결국 달성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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