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번지 점프를 하다
개봉: 2001.02.03
감독: 김대승
출연: 이병헌, 이은주
운명의 여인을 만났지만...
1983년 어느 날, 인우는 대학에서 우연히 태희를 만나 첫 눈에 반한다. 태희는 먼저 인우를 마음에 두고 있어서 비가 오던 어느 날 지나가는 인우의 우산 속으로 뛰어들었고, 그런 태희를 잊지 못한 인우는 전공 수업도 빠지고 MT까지 빠지며 태희의 미대 수업을 청강하는 열성을 보인다. 태희가 담배 피는 남자가 멋있다고 한 말에 생전 피워 본 적 없던 담배까지 배운 끝에 둘은 커플이 된다. 그러나 인우는 태희를 만나기 전 별 생각없이 했던 입영 신청 때문에 군 입대를 하게 된다. 둘은 인우의 입대 날 용산역에서 보기로 하지만, 태희는 용산역으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환생
17년 후,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된 인우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2학년 5반의 현빈이라는 남학생이 죽은 태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태희처럼 물병을 들 때 새끼손가락을 펼치고, 휴대폰 벨소리는 태희가 좋아하던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이 흘러나오고, 태희가 자기에게 했던 질문도 그대로 하기까지 한다. 17년 전 태희가 줬던 태희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갖고 있는 것을 본 인우는 마침내 현빈이 태희의 환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우는 현빈으로 환생한 태희에 대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학교에는 인우가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다른 아이들로부터 마찬가지로 동성애자라고 놀림을 받게 되자 참을 수 없어진 현빈은 인우에게 화를 내지만, 이내 '나는 너를 이렇게 알아보는데 너는 왜 나를 알아보지 못하냐'고 눈물을 흘리는 인우의 모습을 보고 마침내 인우의 마음을 알게 된다.
번지 점프를 하다
결국 인우는 동성애자에다가 학생을 추행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다. 현빈 역시 방황하다가 학교를 뛰쳐나온다. 아내에게까지 버림받은 인우는 17년 전 태희와 보기로 했던 용산역 플랫폼에서 현빈과 마주치고, 현빈의 모습 속에서 태희의 모습을 발견한다. 태희와 생전에 약속했던 대로 둘은 뉴질랜드에 번지 점프를 하러 가서는 줄을 묶기도 전에 강으로 뛰어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리뷰 - 단 하나의 사랑 or 보기 불편한 영화
누구의 입장에서 또는 처한 상황에 따라 영화가 깊이 감동스러울 수도 있고, 혹은 이게 뭐야? 싶을 수도 있는 영화다. 그리고 동성애 영화가 아니지만, 또 극 중 어떤 입장에서 보면 동성애 영화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법한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참 잘 만들어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판타지적인 요소와 잊지 못할 단 하나의 사랑을 적절히 잘 버무려 놓은 느낌.
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동성애 영화로 볼 건지, 아니면 남자와 여자의 사랑으로 볼 건지에 대한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환생이다. 주인공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는 신을 일부러 넣은 듯한 느낌도 있다. 주인공들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에게 서로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일 뿐, 이후의 성별을 그리 중요치 않다. 다음 생에 두 사람이 여자로 태어난다면 또다시 사랑할 거라는 두 사람의 대사를 봐도 그렇다.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서는 남녀의 사랑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 중 일부는 분명 동성애에 대한 물음도 던지고 있는 듯보인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개봉 당시 약간의 논란이 있었던 영화다. 그래도 난 보기 불편하단 느낌보다는 아름답게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병헌과 이은주의 빼어난 연기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영화를 찍고 몇 년 후에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이은주는 한국 남자들이 좋아할만 한 차분하고 지고지순하면서도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멋진 여인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두 번째는 아직까지 가슴 속에 남아있는 명대사 때문이다. 두 사람이 뉴질랜드로 번지 점프를 하러 가서 줄을 묶지도 않은 채 뛰어든 이후 영화 속 인우의 다짐같은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대사인데 이 영화의 전체 주제를 요약해주는 느낌이 강하고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대사이다.
'몇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난대도, 결국 진정한 사랑은 단 한 번 뿐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지녔기 때문이라죠.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대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이 말했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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